※ 본 스크랩은 기사의 일부 내용만 발췌하였습니다. 전문은 하단의 링크에서 확인해 주세요.
두 소년의 우정 영화, 제주 건천의 개발 문제를 담다
[2023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20] 큐레이션 08 만남은 언제나 고독의 친구, <유빈과 건>
* 주의!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01.
"근데 나 꼭 여기서 나가야 돼?"
제주의 하천은 화산활동으로 인한 물이 스며드는 특성, 급경사로 인한 빠른 배수의 특징을 가진다고 한다. 대부분의 하천이 도외 지역의 강(江)과 같은 모습이 아니라 건천(乾川)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유다. 건천은 조금만 가물어도 마르는 하천을 뜻한다. 오래전부터 도내에 형성된 마을을 중심으로 물이 중요한 요소로 여겨졌던 것은 그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지질학적 특징은 이 문제를 하천을 정비하여 해결하겠다는 우리의 어리석음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그동안 이루어진 몇 차례의 하천 정비 사업을 통해 원형을 훼손하기에 이른다.
영화 <유빈과 건>에는 두 소년이 있다. 건천 인근에 형성된 숲 속에서 작은 동굴을 거처 삼아 지내고 있는 건(장시우 분)과 그를 만나러 찾아오는 친구 유빈(윤희성 분)이다. 두 사람은 물길만 남은 채로 암석이 노출된 공간에서 다른 사람은 침범할 수 없는 그들만의 시간을 보낸다. 감춰진 채로 평화로울 줄만 알았던 두 사람의 공간에도 문제는 발생한다. 숲 속의 나무 곳곳에 묶인 채로 늘어진 공사 예정구역 표식들이 발견되면서다. 그 표식의 끝에는 건의 거처가 있다. 예정대로 공사가 시작된다면 두 사람이 헤어져야 할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 조영준 칼럼니스트
○ 출처 : https://omn.kr/291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