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쉬는 날입니다. 금요일은 짧아서 싫고, 일요일은 월요일 바로 앞이라 싫고, 토요일이 제일 좋지요. 이처럼 소중한 토요일을 맞아 오랜만에 아이들과 놀아주는 집도 있을 테고, 알차게 취미생활이나 자기 계발을 하는 집도, 미뤄두었던 보수 공사를 하는 집도 있을 것입니다. 다세대 주택에 사는 주민들은 모두 저마다 행복한 토요일을 보내고자 합니다. 그런데 집을 좀 꾸며보려던 기린 아저씨의 망치질은 곤히 잠든 윗집 토끼 아기를 깨우고 곰 아주머니의 운동 생활은 아랫집 코알라 할아버지의 글쓰기를 망쳐버립니다. 그저 즐겁게 주말을 보내고자 했는데 이게 웬 방해래요. 기린 아저씨, 토끼네 집, 곰 아주머니와 코알라 할아버지는 각각 토요일을 방해한 이웃들에게 복수를 합니다. 그런데 그 복수는 한 바퀴를 돌아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고 맙니다. 복수를 하느라 하루를 망쳐버리고 나니 이미 소중한 주말은 다 지나버렸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풍겨오는 고소한 냄새에 하나둘 옥상으로 모여듭니다. 서로를 막던 벽이 사라지고 보니, 이웃은 복수하고 괴롭혀야 하는 적이 아니라, 위험에 처하면 도와주고 맛있는 걸 나눠 먹을 수도 있는 친구였습니다.
오늘날 층간 소음은 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대부분 벽과 천장을 사이에 두고 모여 사는 데다가, 특히 잘못 지어진 집에서는 아주 사뿐사뿐 걸어도 큰 소리가 나고 말아요. 실내화를 신고 뛰어다니지 않는 일도 중요하지만, 영화에서 말하듯 무엇보다 벽 너머에 사는 사람이 친구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용서하거나 용서받으며, 화해하고 좋은 방법으로 해결한다면 층간소음 때문에 소중한 토요일을 망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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