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리케이션 콜센터 상담사로 일하는 수연은 진상고객 미경으로 인해 자주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미경은 좋아하는 트로트 가수의 음악이 자꾸만 끊긴다는 이유로 폭언을 내뱉습니다. 일터에서 동료 상담사는 성희롱을 당하지만 이들을 지켜줄 안전장치는 없습니다. 수연은 휴게시간에 진상고객의 목소리를 우연히 듣고는 그 뒤를 쫓습니다. 그리고 진상고객 미경이 휴대폰 대리점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던 인물을 현실에서 만나게 된 수연은 복수를 꿈꾸고, 성희롱을 하는 진상고객과 폭언을 내뱉는 진상고객을 엮어 갈등을 일으킵니다. 영화는 권선징악 결말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수연이 우연히 목도하게 되는 풍경은 미경 역시 같은 서비스 노동자로 고통 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블랙코미디 장르의 이 영화는 서비스직 종사자들이 경험하는 현실의 어려움을 유쾌하게 풀어내지만 웃음 뒤에는 씁쓸함이 남습니다. 휴대폰 대리점 옆 사각지대에서 수연처럼 폭언을 듣는 미경을 바라보며 수연은 측은함을 느낍니다. 복수는 생각보다 통쾌하지가 않습니다. 둘은 결국 같은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입니다. 수연은 미경이 좋아하는 트로트 가수의 음악을 틀어주고, 미경은 수화기 너머의 수연에게 고생이 많다는 말을 건넵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처지를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다르지 않다는 작은 위로의 순간을 만들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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