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주인공은 안치연 할머니로, 배꽃나래 감독은 할머니의 손녀입니다. 언젠가 홍콩에 갔다가 메뉴판을 읽지 못해 난감한 상황에 부닥친 감독은 문득 한글을 모르는 할머니를 떠올립니다. 할머니는 어린 시절 한글교육을 못 받은 것이 늘 창피하다고 말씀하셨지요. 그 후 할머니를 따라 노인 한글학교에 갔다가 그곳에 여학생만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카메라를 들어 기록을 남기기로 합니다. 그리고 문자로 기록하지 못하고 기억으로 감당해온 여성들의 시간, 그들이 어린 시절에 새겨 남긴 나름의 흔적, 누구는 알고 누구는 모르는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거나 한글을 배우지 못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기록할 수단이 없어 삶의 여러 장면을 적지 못하고, 읽을 수 없어 어렵고 부끄럽게만 보낸 긴 시간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이 영화에 등장하는 할머니들처럼 뒤늦게 용기를 내어 한글학교에 다니거나 공부를 시작한 분들도 계십니다. 영화를 통해 그 시절 여성들의 삶과 우리 주변 인물들에 대해 다시 한번 떠올려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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