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를 뗄 때 생긴 아이의 까치발 습관을 이상하게 여긴 나는 병원 검사를 진행하고 미약한 뇌성마비라는 검사 결과와 마주합니다. 완전히 정상인 상태가 되려면 매일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지만, 더 자라면 나아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부여잡은 채 아이의 장애를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미래에 대한 고민이 커지면서 나와 남편은 각자 자신의 방식대로 고군분투하지만, 불안은 평화로운 일상에 균열을 만들고, 자꾸 다투는 엄마 아빠 사이에서 딸은 부모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낍니다. 나를 보는 딸의 눈빛이 달라진 것을 느낀 뒤, 까치발을 풀어야 하는 문제처럼 생각했던 나에 대해 돌아봅니다. 어른이 된 나는 나의 엄마에게 아직도 “괜찮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하면서, 내 딸에게는 “괜찮아”라고 말하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이 영화는 장애에 대한 사회의 시선, 어쩌면 장애인 당사자와 가장 가까운 비장애인 부모로서의 경험을 다루고 있습니다. 장애를 갖고 사는 삶이 어려운 것은 당사자, 또는 가족들의 문제 때문이 아닙니다. 세상에서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인정받는 삶을 살기를 원하는 부모의 마음과, 어떤 모습이든 있는 그대로 사랑받기를 바라는 자식의 마음, 그 무엇도 잘못된 것은 없습니다. 그저 사회가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장애에 대해 거리를 두고 바라볼 뿐이지요. 장애에 대한 사회적 시선,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 그리고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봐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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