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복합시설과 아파트단지, 늘 유동 인구가 많은 신도림 역 근처의 작은 골목길에 15년 간 한 자리에서 살아온 가족이 있습니다. 강원도에서 삼남매를 데리고 이사한 부모님은 독특한 구조에도 땅값 비싼 서울에서 우리만 쓰는 마당집이 좋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다섯 식구는 직접 벽지도 바르고 수리도 해가며 집과 함께 나이를 먹었습니다. 21세기에 이런 집이 어디 있냐며 대문을 넘어선 모든 것이 콤플렉스라 말하는 누나들의 말에 공감할 만큼 오래된 집이라 불편한 게 많지만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나는 이 집이 사라지는 게 두렵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오래된 공간, 삶의 흔적, 가족의 역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겨울이 오면 사라졌던 생명이 봄이 되면 파릇파릇 피어오르는 것과 같이 시간의 변화는 많은 이들의 행복, 기쁨, 슬픔, 때론 죽음까지... 우리가 살면서 겪는 순간들을 다양한 모습으로 안고 있습니다. 특히 삶의 공간인 ‘집’은 가족의 추억을 담는 그릇이 되기도 하지요. 우리 집, 가족과의 추억, 그리고 언제 사라질지 알 수 없는 오래된 것들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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