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이름 없는 외딴 바닷가, 그 곳에 하얗게 말라 버린 나무 한 그루가 있었습니다.
외로이 누운 늙은 나무는 그저 멍하니 남아있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민들레 홀씨가 날아왔습니다. 민들레 홀씨는 바람이 자꾸만 바다로 불어와 곤란헀습니다.
간신히 늙은 나무의 팔에 메 달린 민들레 홀씨를 나무는 살포시 안아 주었습니다, 나무는 옛날이 떠올랐습니다.
아주 오래전 푸른 숲속의 작은 열매였던 시절이....
연출의도
이 영화의 주인공은 나무입니다. 언제나 한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 같은 나무는 사실 몇 백 년의 세월을 여행합니다.
씨앗으로부터 시작된 그의 여행담을 통해 자연의 순환 속에 개개인이 어떻게 서로 융화되고 관계되는 지를 생각해 보고 싶었습니다.
씨앗이 자라 숲을 이루고 여러 생명과 공생하듯 우리들도 태어나 도시를 이루고 여러 관계들 속에서 배우고 자랍니다.
모든 생명체들은 이 이야기의 나무처럼 인생을 통한 여행에 나서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그러한 모든 생명체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