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는 그림을 그리는 데 평소처럼 몰두할 수가 없다.
오늘 배달된 물감에 화풀이를 하며, 자신의 날카로운 감정을 달랜다.
점점 그림을 그리는 자신의 외모에 신경이 쓰이고, 약속시간이 다가올수록 더없이 신경이 곤두선다.
진정, 화가가 그리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연출의도
예술이란 무엇일까? '예술가', 그 빛나 보이는 명함에 현혹되어, 진실을 보지 못하고 껍데기에만 집착하는 것은 아닐까.
<시각을 잃어버린 화가>와 <시각을 취재하는 기자>의 대면을 통해 화가의 붓이, 자신을 꾸미는 매니큐어로 변하고 있음을,
입신의 도구로 전락한 눈먼 예술을 말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