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코 퀴즈쇼의 무대. 출연자는 마리 앙투와네트, 막스 데미안, 발레리나 장미, 고양이.
퀴즈쇼의 우승자가 되느냐,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느냐...
손에 전혀 땀을 쥐지 않아도 되는 막장 퀴즈쇼.
연출의도
최대한 캐릭터의 움직임이 없을 것, 초절정 저예산, 저노동력, 저퀄리티, 최단기간으로 제작이 가능할 것,
연출, 시나리오, 디자인, 영상 등 어떠한 포지션에서건 완성도에서 자유로울 것, 가짜에서 진정성을 찾으려하지 않을 것,
참여 스탭들에게 이 작업이 일이 아니라 철저하게 놀이로 남을 수 있을 것…. 등등을 생각하다가
움직임 없이 정적이고 전통적인 의미의 내러티브도 없는 '퀴즈쇼'를 생각하게 되었다.
모호하지만 유쾌하고, 예쁘면서 조잡하고, 우아하면서도 기이한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나는 이 작품에 수잔 손택이 말한 캠프적 감수성이 충만하기를 바래보지만, 그런 것을 바라는 순간 이미 의도한 감수성과는 멀어지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좋다)
취향이라는 기능을 장려하는 일은 자기 자신을 장려하는 일이라고 한다.
나는 이 작품이 내가 산업시스템 안에서 상업 애니메이션을 써오면서 드러내지 못했던 나의 취향으로 가득차길 바랬다.
만에 하나 그것이 어느 누군가의 취향에 작은 반가움을 줄 수 있다면, 내게도 매우 반가운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