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말이 거짓말 같으세요?" 한 여자가 어릴 적 자신이 겪은 특별한 경험을 회상하며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연출의도
문득 어릴 적 할머니 모텔에 갔던 날이 떠올랐습니다. 할머니가 무속에 관심이 많으셔서 안에는 정체 모를 그림들과 적막하고 어두운 조명이 늘어서 있었고 덕분에 무섭고 신비로운 느낌이 잔뜩이였답니다. 잔잔히 들리는 장구소리와 함께 당장 튀어나올 것만 같았던 부적 속 그림들이 머릿속에 깊게 남아있습니다. 할머니 모텔에는 계단이 있었지만 저는 올라갈 수 없었습니다. 너무도 어둡고 무시무시했던 계단, 그 계단을 오르면 정말 무슨 일이든 생길 것 같은 공포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노래 소리가 들리기도 했고 가끔은 정말 무언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던 그 공간. 이런 얘기를 하면 매번 사람들은 그런 것들은 모두 거짓이고 미신이고 착각이라는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이런 저의 어릴 적 기억과 ‘굿’이라는 한국의 무속 소재를 바탕으로 어릴 적 만일 계단 위로 올라갔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만일 거짓이 아니였다면, 어떤 일이 벌어 졌을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습니다. 사람들에게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시점과 더불어 뮤지컬 화법 등을 사용해 관객들과 영상 속 캐릭터가 함께 소통하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었습니다. 어찌 보면 신명나고 어찌 보면 무시무시했던 모텔안의 어릴 적 느낌을 살려 독특한 분위기의 미스터리 호러 뮤지컬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