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나무들은 재건축이 될 때마다 계속 사라져야 할까?
기억과 기록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는 점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나무의 보존을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데 이른다.
영화는 콘크리트 폐허 속 녹색섬에 살았던 나무들이 모두 어디로 사라지는지 마지막까지 그 행방을 쫓아간다.
연출의도
도시에 사는 나무들은 재건축이 될 때마다 계속 사라져야만 할까?
재건축, 재개발은 몇백 세대, 몇천 세대의 거주 공간을 모두 엎어버리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공간 속에 켜켜이 쌓여 있는 사람들의 역사와 기억이 사라지는 것뿐이라 그곳에 함께 살던 동물, 식물들도 한순간에 갈 곳을 잃고 사라진다. 특히 ‘나무’는 경제 논리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동안 재개발 관계자들뿐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외면될 수밖에 없었다. 짓고 허물고 짓고 허물고, 새로운 것에 열광하는 시대이지만, 그래도 지켜야 하는 뿌리같은 가치가 있지 않을까? 집이란 단지 물리적인 공간만은 아닌 것 같다. 나무는 우리가 사는 집의 일부였고 기억의 일부였다. 우리는 추억이 담긴 공간에서 지난 시간을 기억할 수 있고,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그 방향을 고민할 수 있다.
사라지는 것이 익숙한 도시에서 한번은 멈춰서 생각해 보고, 마음이 계속 쓰이는 일에 손을 내밀고 말을 건네 보는 경험, 그리고 크고 작건 무언가를 스스로 지켜본 적이 있는 경험이야말로 앞으로 우리가 함께 살아갈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인간과 자연이 상생하는 도시를 지향하며 이 영화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공감을 얻는 계기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영화제 상영 및 수상작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다큐멘터리 옥랑문화상(2022)
제20회 EBS국제다큐영화제 인더스트리 초이스상(2023)
제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