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에 살고 있는 세정은 자립준비청년이 되어 자립정착지원금 500만원을 받게 되고 이 돈으로 독립하려 한다. 그때, 세정의 생명의 은인 은숙이 찾아와 본인이 죽을병에 걸렸으니 500만원을 수술비에 보태 달라고 한다. ‘이번엔 네가 날 좀 살려주면 안 될까’ 라는 말과 함께. 세정은 은숙의 제안이 혼란스럽다. ‘과연 은숙이 자신의 생명의 은인이 맞는지, 죽을병에 걸린 게 맞는지’ 추적해나간다.
얼마 후 보육원 퇴소일. 세정은 원룸 보증금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정착지원금 500만원이 사라진 것이다. 갈 곳이 없는 세정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은숙의 집에서 살게 되는데…
과연 은숙은 세정의 삶의 구원자인가? 사기꾼인가?
연출의도
1. 왜 500만원인가?
500만원은 누군가에게는 있으면 좋고 없으면 그만인 돈일 수 있다. 하지만 보육원에서 나와 독립을 해야 하는 19살 소녀에게는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보증금, 폐암 말기 환자에게는 마지막 희망이 될 수술비, 그야말로 생존이 달린 돈이다.
2. 자립
자립은 돈으로써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경제적인 조건뿐 아니라 진심어린 관심과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이들의 자립을 돕는다.
3. 보통의 아이
많은 이야기 속에서 '고아'는 '악당'이거나 '캔디'이다. 가정환경이 다를 뿐인데 고아 캐릭터가 미디어에서 지나치게 대상화되어 왔다는 생각을 했다. 세상의 어두움을 느끼고 좌절하면서도 지나치게 밝거나 자기 파괴적이지 않은, 그 또래의 보통 아이를 만나고 싶다.
4. 가족의 의미
같은 피가 아닌 마음으로 가족이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 <생명의 은인>에서 가족은 서로를 특별하게 기억해주는 존재라고 정의하고 싶다. 은숙은 세정이 기적하지 못하는 3세 이전의 기억을, 세정은 은숙이 죽고 난 후 그녀를 기억해 줄 존재다. 세정과 은숙은 생명을 구하며 얽히게 된 사이지만 서로를 특별히 기억해주며 구원하는 관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