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둘러싼 이들을 뒤로 하고 어느 날 갑자기 자취를 감춰 버린 정호와 그의 주변에서 각기 다른 인연으로 얽히게 되는 수진과 인주, 유정, 세 명의 여자가 있다. 정호의 애인 수진은 정호 모르게 훈성과 비밀스런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정호를 몰래 짝사랑하고 있는 인주는 시한부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정호에게 품은 마음을 고백한다. 유정은 옛 애인 정호의 자살시도에 대한 죄책감으로 인 해 지금의 애인인 우석과의 관계에서도 떳떳하지 못한 채로 위태롭기만 하다.
연출의도
일상에서 겪는 빈번한 오류와 오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단단하게 얼어붙은 강처럼 답을 알 수 없게 되고 만다. '우리가 보고 들은 단상을 타인이 본 단상과 함께 교차시켜 바라보게 된다면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서 맨 처음 스토리 개발을 진행하였다. 삶의 어떤 부분을 여러 시점과 예측할 수 없는 순서로 파헤쳐 봤을 때, 자신이 주체이기에 변하지 않는 인식과 해석, 이러한 주체의 한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영화의 구조를 완성시켜 나갔다.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는 타인, 심지어는 나 스스로에게도 '결국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인 모든 환희와 고통에 연연해 하지 말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라는 위로를 건낼 수 있는 영화이다. 세 명이 겪는 어제와 오늘의 이야기가 반복되는 동안 그들의 시간을 지켜보는 우리는 당혹스럽지만 동시에 각자 저마다의 순간으로 돌아가 자신의 하루를 의심해 볼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라며 제작하였다.
영화제 상영 및 수상작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2024)
감독작품경력
[이어지는 땅](2022)
[주인들](2022)
[두 개의 물과 한 개의 라이터](2020)
[기억 아래로의 기억](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