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크족은 아니었지만 남편과 단란하게 살며 욕심 내지 않고 젊게 살아간다고 생각하던 47세 여행 전문 서점 지기 수민은 갑작스레 갱년기 선고를 받는다.
자궁내막증이라고 해서 자궁을 떼어낼 걱정을 한 것이 무색하게 자궁은 이미 시한부였다.
내 나이에 무슨 벌써라고 생각했지만 절친한 친구 은영은 이미 갱년기를 겪고 있는 현실을 깨달았다. 이미 아이 둘을 키우는 은영과 나는 다른다고 생각했지만 다르지 않았다.
오락가락하는 호르몬에 기분도 통증도 함께 날뛰며 수민을 괴롭히고 부정하고 싶은 현실을 마주하자 우울증이 수민을 잡아먹었다.
그래도 옆자리를 지켜주는 남편과 한결같은 친구들 덕분에 버티고 버텼지만 갱년기 증상들은 수민을 더욱 괴롭혔다.
시어머니의 관심과 걱정은 수민을 더 괴롭게 만들고 남편에게는 맘에도 없는 화풀이를 하고 평생 나를 이해해주고 받아줄 줄 알았던 친구들에게는 배신감을 느끼고 세상이 무너진 듯했지만 수민은 포기하지 않았다.
상담을 받고 서점에 왠지 엄마처럼 포근함을 주는 손님과 대화하며 용기도 얻었다. 그리고 비로소 깨닫는다.
갱년기가 인생의 끝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그저 40대에 또 다른 사춘기란 터널을 건너고 있는 것이라는 것.
나이가 들면서 변화하는 내 몸에 적응하고 대비하는 시간. 더 나이가 들면 지금을 생각하며 그땐 그랬지, 하고 웃어넘길 수 있는 시간이 온다는 것.
그래서 수민은 그 과정을 쓰기 시작했고 책을 출간한다.
연출의도
이전의 세대는 갱년기를 통과의례로 여겼지만 40대 중, 후반의 여성들은 자신이 겪는 일들에 대해 궁금해하고 알아가려고 노력합니다. 원작 에세이에서는 그들이 궁금해하는 몸과 마음의 증상에 대해 작가가 실제 겪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작가가 어떻게 그것들을 치료하고 넘어섰는지를 말하는데 영화에서도 그 부분이 잘 드러나도록 표현했습니다. 갱년기 여성의 대부분은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내 주변에 나와 같은 사람이 많이 있다는 사실은 큰 위로가 됩니다. 드라마를 통해 갱년기를 잘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기를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감독작품경력
[The Day](2014)
[I LOVE YOU, always](2012)
[가출](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