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미오카’는 여러 차례 뿌리찾기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미오카는 다른 입양인의 소개를 통해 해외입양인의 뿌리찾기를 돕는 한국인 중년 여성 모임 ‘배냇'을 알게 되고, 배냇에게 뿌리찾기를 의뢰한다. 영문 입양서류를 따라 미오카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배냇은 미오카의 원본 입양서류에 위조 가능성이 있음을 발견한다. 가짜 서류는 미오카의 부모를 찾는 데 큰 걸림돌이 된다.
처음 배냇은 입양기관의 선의를 의심하지 않았지만, 해외입양이 입양기관과 정부정책이 결탁한 ‘아동 수출'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미오카만이 아니라 수십만 명의 아동이 고아매매 형태로 외국에 팔려갔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이제 배냇과 미오카는 부모찾기 미션을 넘어 부조리한 현실을 직면해야만 한다.
연출의도
6.25 전쟁 이후 입양 간 한국 아이들은 대략 20만 명이 넘는다. 그들에게는 영문으로 된 이름과 생년월일, K-NUMBER가 적힌 사진이 있다. K-NUMBER란 아동을 해외로 입양 보낼 때 입양기관이 아이를 분류하기 위해 붙인 표식이다. 성인이 된 해외입양인은 한국으로 돌아온다. 뿌리가 끊긴 자신의 인생의 조각을 맞춰보기 위해서다.
한국사회는 해외입양인의 부모상봉 순간에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지만, 왜 이토록 많은 한국 아동이 해외로 입양 갈 수밖에 없었는 지에 대해서는 질문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뿌리를 간절히 찾고자 하는 해외입양인에게 잘 살라고 보냈더니 왜 돌아왔느냐고 되물을 뿐이다.
는 해외입양인과 함께 뿌리찾기에 실패하고 미끄러지는 한국인들을 다룬다. 비록 실패하고 미끄러지더라도, 우리는 이것이 ‘진정한 한국인 되기’의 과정이라고 본다.
영화제 상영 및 수상작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2024)
감독작품경력
[자, 이제 댄스타임](2014)
[물물교환](2015)
[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