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게이 철준이 남한게이커뮤니티에 처음으로 발걸음을 내딛으며 일어나는 우여곡절을 그린 퀴어영화
연출의도
탈북자 커뮤니티와 성소수자 커뮤니티. 엄연히 이 사회에 존재하지만 영화적으로 많이 조명되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다 기성매체에서 묘사되는 탈북자나 성소수자 캐릭터는 극적 장치로 이용될 뿐 복잡한 인간성을 갖는 한 개인으로서 묘사되지 못한다는 안타까움도 있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영화<3670>을 구상하게 되었다. 두 커뮤니티의 경계를 넘나드는 주인공 철준을 통해 탈북자,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풍경들을 사실적으로 담아내고, 이를 통해 충분히 대변되지 못했던 삶의 모습들을 가시화하고 싶었다.
특히 관객들이 주인공 철준과 함께 실제 게이커뮤니티를 경험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새로운 곳에 적응하기 위한 철준의 몸부림을 지켜보며, 우리가 사회에 첫걸음을 내딛었을 때 느꼈던 그 긴장과 두려움, 성공과 실패의 기억을 떠올리며, 먹먹하고 짙은 감정의 여운을 느끼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타인에게서 나를 발견하는 경험. 그런 경험을 선사하는 영화가 되었으면 한다. 이를 통해 타인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조금이나마 깊어질 수 있다면, 창작자로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