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경일은 촉망받는 신예로서의 부담감을 안고 차기작을 쓰고 있다.
허나 떠오르지 않는 소재.. 그때! 운명처럼 마당에 생긴 땅굴을 발견한다.
땅굴 깊은 곳에는 이상한 문명이 형성되어 있었고, 그곳엔 땅굴인들이 가득 살고 있다.
.. 올커니! 경일은 그들의 이야기로 동화를 쓰기로 결심한다!
신난 경일은 부리나케 땅굴인들의 이야기로 글을 완성해가지만..
.. 도리어 가족을 잃게 되고, 시력이 악화되기 시작한다.
설상가상으로 땅굴인 한 명이 위로 올라오기까지 하는데..
집을 엉망으로 만드는 땅굴인을 제압하려다 그만, 시나리오가 있는 노트북이 부서진다.
그는 분노하여 땅굴인을 죽여 버리고, 굴을 단단히 막아버린다.
땅굴 안의 이야기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다시 글을 써내기로 마음먹은 경일..
허나 머지않아 두손으로 굴을 다시 파내고 있는 경일의 모습이 보인다.
연출의도
‘창작자는 예술가이기 전에 눈먼 두더지이지 않을까?’ 창작은 되려 눈을 멀게한다.
주변의 것들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잃게만든다.
자신을 대단한 창작자이자 선지자라고 생각하는 경일의 오만함과 집착을 통해, 창작의 어두운 이면을 웃프게 표현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