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카메라를 이용해 세상을 재현하지 않고, 혼란스럽더라도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먼저 핸드헬드로 촬영해 카메라가 영화 속 주인공과 동시에 존재한다는 인식을 관객에게 주고자 했습니다.
그다음 편집으로 생기는 논리를 가능한 빼고, 롱테이크 씬들 사이에 어떠한 의미도 가지지 않는 풀잎들 푸티지로 채워 더 옅게 몽타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을 있는 그대로 6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동시에 촬영하고 그들을 한 화면에 두었습니다. 이들은 어떤 때에는 의미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그저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현실을 드러내기 위한 노력만을 가했음에도 결국에 완성된 영화는 주인공의 혼란스러움을 나타내는 하나의 이야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아무런 의도가 없는 어린아이가 길 이곳저곳을 거닐며 본 이야기 같고, 동시에 과거 다다이즘 영화인들이 이야기 흐름과 관계없이 극장 이곳저곳을 거닐며 그들끼리 스스로 몽타주를 한 모습과도 닮아서 제목을 어린아이 걸음 다(跢)를 쓴 다다라고 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