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안실로 옮겨지던 노인이 큰 숨을 토해내며 번쩍 눈을 뜬다. 분명 눈앞에서 마지막 숨이 끊어지는 걸 확인하고 오열하던 중년의 아들딸은 기절초풍할 뻔한다. 얼떨떨해하며 아버지를 집으로 모셔온 아들딸. 그날부터 기이한 일들이 자꾸만 벌어진다. 자고 일어날 때마다 흰머리가 검게 변하고 주름이 팽팽하게 펴지더니, 급기야 “여자랏아그돔!”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내뱉으며 누군가를 애타게 찾아다니기 시작하는 노인. 급속도로 젊어져 가는 아버지가 언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사로잡혀 뒤를 쫓던 아들딸은 곧, 상상조차 하지 못한 충격적인 진실과 맞닥뜨리게 되는데...!
연출의도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이 자기 목숨을 무엇과 맞바꾸겠느냐?
인간의 생명은 그 자체로 귀중하고 존중돼야 마땅하다. 그러나 원치 않는 임신이라는 이유, 자기 결정권을 지킨다는 명목하에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생명을 지킬 수 없는 태아들이 계속 사라지고 있다. 고된 현실을 이유로 소중한 생명을 스스로 끊어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영화, 드라마 등 우리가 매일같이 접하는 문화콘텐츠는 인간의 생명을 잔인한 폭력으로 너무 쉽게 다루고 있다. 이 짧은 한 편의 영화를 통해 인간에게 생명이란 과연 무엇인지, 그 생명을 저버린다는 게 단지 한 개인의 문제이기만 한 건지 한 번쯤 되돌아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