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한 마을버스가 딱 한 대 서는 한적한 버스 정류장. 휴대용 선풍기로 더위를 달래던 하영은 폭염 속에도 온 몸을 가린 서우에게 호기심이 동한다.
연출의도
우리는 타인에게 어떻게 따뜻할 수 있을까? 또, 얼마나 따뜻하게 해줄 수 있을까? 낯선 사람이 주는 예상치 못한 호의는 당황스럽지만, 어떨 땐 하루 종일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한다. 때론 그 이상으로 정말 필요한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사람은 대개 무엇을 바라고 베푸는 건 아닐 것이다. 이러한 '가장 순수한 호의'는 타인을 유심히 살펴 보는 것을 전제한다. 아니면 ‘원치 않는 간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곁눈'질'이 아니라 곁눈으로 자신의 곁을 내주는 것은 거창한 마음을 주거나 행위를 하지 않아도 한 여름날 시원한 바람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