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결혼 법안이 통과됐다! 애인과 함께 동거하던 정하는 여자친구 현주에게 청혼받는다.
정하는 앞으로 현주와 함께할 행복한 미래를 꿈꾸지만, 기대만큼 현실은 녹록지 않다. 양면적인 사회는 여전히 정하와 현주를 규제한다.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만큼 국가는 동성 커플들에게 더 많은 책임과 의무를 요구한다. 혼인 신청서, 보호자 임명 허가서, 상견례 확인서, 건강 검진 확인서. 심지어는 동성애 증명서까지. 예비 신부신부는 면접 심사 날까지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한편, 정하는 현주와 결혼을 준비하면서 회의감을 느끼고, 이성애자들의 편견에 맞춰 점수를 높게 받으려는 현주가 남처럼 느껴진다.
시간은 흐르고 국가 산하기관인 동성결혼위원회(GMC, Gay Marriage Committee)가 예비 신부들을 심사하기로 한 날이 다가오는데……
정하와 현주는 무사히 행복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을까?
연출의도
한국은 아직 동성결혼이 법제화되지 않은 나라입니다.
첫 시나리오는 한국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되면 어떻게 될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남성과 여성의 결혼 과정을 여성과 여성의 결혼으로 대응시켜 쓰는 방식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레즈비언 커플은 결혼의 여성 혐오적인 관습에 어떻게 대응할까?
헤테로 중심의 사회에서 퀴어들을 이해하는 제도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제도가 마련된다면 차별적 시선은 사라질 수 있을까?
거듭된 질문 끝에 <행복한 결혼식>의 디스토피아 세계관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안에서 퀴어 커플에게는 오직 GMC가 승인한 결혼만이 인정됩니다. ‘정하’와 ‘현주’는 그런 GMC의 승인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레즈비언 커플입니다. 영화를 통해 ‘그 곳에 있음’을 인정해주는 시선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