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은 불면증 생동성 실험 알바 중에 꾸벅꾸벅 잠이 든다. 깜빡 잠이 들다가 깨기를 반복하는 민영, 졸음에서 깰 때마다 다른 여자 민영, 남자 민영, 나이든 민영으로 깨어나면서 다시 잠이 든다. 과거의 꿈속으로 계속해서 이동한다. 어린 시절 살던 옛날 집에서 깨어나는 민영. 의사와 간호사가 내려다보고 있다. "깨 있었나 본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자꾸 깨는데 꿈을 또 바꿔야겠네" 이건 꿈인가? 나는 또 잠이 든 건가? 아니면 잠에서 깬 건가? 바이탈 사인이 멈추고, 엎어진 자전거 곁으로 두 눈을 부릅뜬 채 피를 흘리며 누워 있는 민영, 쿠팡이츠나 요기요 배달 알바 중인 꿈인가? 나는 또 잠이 든 건가? 아니면 잠에서 깬 건가?
연출의도
배달 알바를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배우지망생의 소식을 접하고 꿈속을 헤매는 MZ세대의 이야기를 실험영화처럼 만들어보고 싶었다. 3포세대 5포세대를 지나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집, 꿈, 희망을 포기한 칠포세대’를 대표할 만한 지금의 청춘들이 죽어야지만 끝날 것 같은 플랫폼 노동 외에는 할 것이 없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 과거의 꿈속으로 도피해보지만, 저녁 9시만 되면 공중파 방송에서 '잠자리에 들 시간'이라며 어린이들의 취침시간마저 통제하던 시절로 향하고, 어쩌면 마음 편히 잠들지도 못하는 지금의 어두운 청년세대의 현실은 그 시절부터 비롯된 것이 아닌가, 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