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집 무당은, 웃돈을 얹으면 안 해 주는게 없어. 뭐? 끝까지 거절했다고? 돈이 충분치 않았는가보네.
무당 소망은 구설수가 많다.
그런 소망에게 정체불명의 사람이 평생 먹고 살 만한 돈을 약속하며 비밀스러운 거래를 제안해 왔다.
고민하던 소망은 그 제안이 국내 불지의 대기업인 (주)리뉴에서 온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소망은 (주)리뉴에서 일하다 구조조정을 당한 아버지가 생각나 처음엔 화가 난다.
근데, 평생 먹고살만한 돈? 그게 얼마지? 사실상 내가 이걸 수락하면, 이렇게 안 살아도 되지 않나?
그럼.. 내가 이걸 하는 게 맞는 것이 아닌가?
여러 감정이 섞이던 소망은 약속된 액수를 듣게 되고, 거절하기엔 너무나도 큰 돈이었다.
제안을 수락하고 집에 도착하니, 가장으로써의 책임감만 가득한 백수 아버지는 또 이상한 걸 하고 있다. 이번에는 무슨 먹방을 한다나? 이걸 보니 뭔가 점점 더 자기합리화가 된다.
소망이 모시는 신령님은 탐탁치 않아 하지만 받은 돈으로 신당을 리모델링 해 준다는 말로 협상완료.
덩달아 아버지도 약속된 금액을 듣자 그럼, 그건 해야지! 소망을 응원한다.
모든 것이 착착 떨어져간다고 생각하던 찰나, 변덕스럽고 비밀스러운 대기업은 대뜸 계약을 없었던 것으로 하자 한다.
소망 약속된 돈이 애시당초 제 돈이었던 양 아쉬워 죽겠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는 먹방을 하다 위경련이 와 쓰러진다.
이젠 정말 대기업 굿을 따내고 싶다. 이 지긋지긋한 곳을 벗어나고 싶다.
소망은 무언가에 홀린 양 밤새 소원성취 굿과 기도를 하고, 타이밍 맞게 대기업의 전화가 다시 걸려온다.
대기업의 굿판에서 살풀이 하듯 춤추는 소망. 돈에 취한듯한 행복감이 가득하다.
연출의도
돈은 생각보다 훨씬 더 대단하다'
자본주의 시대. 떠오르는 MZ세대의 주역들에게 더욱 돈의 중요성은 높아졌다.
쉽게 돈을 벌길 위하고, 안정적인 불로소득을 추구한다.
주제와 장르를 통해 돈만 쫓는 미성숙한 인간의 이면을 유쾌하게 그려냄과 동시에
기저에 깔린 경각심을 자극하고자 한다.
춤. 언어가 필요하지 않은 오직 몸으로만 다양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매개. 상황에 따라 보는 이는 각자 다른 날것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가장 원초적인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것.
소망의 감정에 대한 표출을 춤이라는 매개체로 화면에 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