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과 출신 태현은 Bar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영화 제작을 준비 중이다. 태현의 여자 친구 세라는 과거에 태현과 함께 공동 연출로 영화제에서 수상까지 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둘의 갈등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다. 내면의 집중을 중요시 하는 태현과 외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세라.
“그거 알아요? 오빠는 항상 정답은 없다고 얘기 하면서
정작 본인은 답을 정해 놓고 그걸 강요하는 거“
태현과 세라가 만난 지 2주년 되는 날 평소처럼 데이트를 하지만 세라는 태현에게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자리를 뜬다.
가게에 출근한 태현은 친구 진호의 얘기를 듣고 세라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화장을 한다. 퇴근 후 세라의 집에서 2주년 파티를 준비하던 중 세라와 정은이 스킨십을 하며 들어오는 걸 보게 된다. 태현에게 정은과 사귀는 중이라고 말하는 세라. 다음에 얘기 하자고 자리를 피하는 태현.
다음 날 태현은 단골손님 지연에게 예쁘고 화려한 걸 좋아하는 여자의 마음을 잘 이해해 준다는 말을 듣고 세라가 떠난 게 자신의 외모 때문이라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화장을 시작한다. 화장을 하던 중 정은에게 전화가 오고 태현은 정은을 만나러 간다. 세라와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서로를 위로해 주고 있다고 말하는 정은.
“왜 우리 둘이냐고 했죠? 남자들도 예쁜 여자 좋아하잖아요.
우리도 똑같아요 예쁘고 멋있는 거 좋아해요”
정은의 말을 듣고 더욱 과감하게 화장을 하는 태현. 화장을 하면 할수록 점점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찾아간다.
일하는 가게 사장인 보람에게 전화를 받고 급하게 출근을 하는 태현.
칵테일을 만들던 중 보람과 단골손님인 지연도 연인사이인 걸 알게 된다. 보람과 지연은 태현의 화장한 모습을 발견하고 비웃기 시작한다.
“안 괜찮아요. 하나도 안 괜찮아요
예쁘면 다 좋은 거 아니었어요?”
화장대 앞에서 화장을 고치고 택배 상자 속 가발을 꺼내 쓰는 태현.
전신 거울 앞으로 가서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본다.
“예쁘다...”
눈물에 화장이 다 지워지고 태현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게 된다.
연출의도
2022년의 2030 세대는 마치 10대 시절 청소년들의 모습 같다. 어른다운 요령이나 세련됨을 배우기도 하고 무엇보다 순수함을 지닌 상태라 불안하고 매력적이다. 하지만 사회가 정해 놓은 각 자 성별에 맞는 행동과 나이에 맞는 어른다움을 강요하는 현실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마는 청춘들이 많다. 그 속에서 혼란과 마주하는 모습을 그려 보고자 했다. 이런 시기에 닥치는 불행은 밖에서 보자면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한 사람의 내면에는 폭풍우가 휩쓸고 간 자국을 남긴다. 갑자기 동성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여자, 그런 여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여장까지 하게 되는 남자. 휩쓸린 자리에 남은 그 자국들을 지워 낼 수도 있고 흔적을 남긴 채 살아 갈 수도 있다. 현재 선택한, 또는 앞으로 선택 할 행동들이 보편적인 기준과 잣대 속에서 타협 하지 않고 순수함 속에서 답을 찾을 수 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