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한 회사에서 일해온 김부장(55세, 여)은 정년퇴직을 앞두고 권고사직을 통보받아 1평 남짓한 독방으로 밀려난다. 결국 퇴직을 받아들인 김부장은 자신의 퇴직 마지막날 오래전에 연락이 끊겼던 친구를 찾아가기로 결심 한다.
연출의도
노동은 삶을 영위하는 수단이자 자아 실현의 일부이며 삶의 가치를 창출해내는 도구이다. 부모님의 세대는 원하지 않아도 당연히 하루의 대부분을 노동해야했고 그럼에도 노동하는 것은 당연하며, 노동으로 고통 받는 것 또한 당연하다고 여기며 살았다. 재화의 수치는 사람의 가치와 직결되었고 그렇기에 사람들은 더더욱 노동에 목숨을 걸었다. 그러나 한 평생 노동을 하며 살아온 사람에게 갑작스러운 노동의 중단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사회에서는 일정한 나이가 되면 퇴직을 해야한다. 하지만 나이가 든다는 것은 어쩌면 중심에서 자꾸 멀어지고 모서리로 밀려나는 일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자리가 자꾸만 좁아질 때 고된 하루를 견디는 사람의 감정에 대해 들여다보고 싶었다. 그러나 노동을 하는 관성에서 벗어난다고 쓸모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만약 자신의 쓸모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끝이 있으면 새로운 시작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다. 나는 그들의 마지막에서 탄생하는 새로운 시작이 무엇이 되었든간에 응원하고 싶다. 인간의 삶에서 노동은 어떤 존재인가? 인간의 삶과 노동에 대하여.
감독작품경력
[모서리의 쓸모](2023)
[나탈리 이야기](2022)
[감독이 사라졌다](2022)
[누구보다도 독특한 소설가 김혜진](2019)
[쓰레기 하와이안](2018)
[커튼콜](2016)
[빨래](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