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담임 교사 수현을 따라 집까지 찾아간 요한
수현은 가정의 보살핌을 못 받고 있는 듯한 요한에게 밥을 먹여 돌려 보낸다.
하지만 그 날의 일로 모든 것이 꼬이기 시작하는데...
한 번의 거짓말로 인해 상처가 덧나는 수현, 상처가 아물어가는 요한.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선 서로가 필요하다.
연출의도
시간이 흐를수록, 어린 시절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즐거웠던 일, 속상했던 일들이 파편적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그렇게 어른이 된 우리는 아이를 보살피고, 가르친다. 아 이의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은 무지하단 이유로 가벼이 여겨진다.
나는 가끔, 아이들의 표정이 무서울 때가 있다. 도무지 속을 모르겠는 그 얼굴을 들여다 보고 있자면 말문이 턱 하고 막히곤 한다. 내가 생각 없이 내 뱉은 말에 밝게 웃거나 혹 은 시무룩해진 아이를 보고 있자면, 막연한 두려움이 덮쳐온다.
기억을 되짚어보면 그 때의 어린 나는 사실 많은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저마다 복잡한 문제들을 껴안고 있는 시대, 누군가를 비난하는 일은 아주 단순해졌다. 새로이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하루아침에 그 대상이 바뀌어도, 무지했던 자신을 탓하 는 이는 드물다. 그저 가해자를 질타하고, 피해자를 연민하는 말만 반복되고 또 반복된 다. 이 끝없는 도돌이표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이 영화는 서로에게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어른과 아이의 이야기이다. 꽤나 복잡할 것 이다. 하지만 나는 현실 또한 이럴 것이라 생각한다. 그 어떤 문제도 명쾌한 것은 없지 않을까. 안타깝고, 마음이 아픈 일들은 계속해서 벌어진다. 그 속에 난 이제 무엇을 해 야 할지 생각해보려 한다. 어린 나를 둘러싼 수많은 어른들에 의해, 지금의 내가 된 것 처럼. 앞으로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지에 대한 나의 고민이 담겨있기도 하다.
영화제 상영 및 수상작
제 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2022)
제1회 남도영화제(2023)
제25회 부산독립영화제(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