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까지 평택으로 이전 예정인 용산미군기지는 현재 이전 작업이 한창이다. 감독은 증강현실 게임을 통해 위성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는 용산미군기지를 보려 하고, 이 엉뚱한 상상력은 가려져 있던 그곳을 보는 데에 실제로 힘을 발휘한다. 증강현실 게임을 포함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출처가 다양한 푸티지를 감독만의 독특한 리듬으로 배열하며 미군의 논리가 침투되는 방식과 우리 땅이 어떻게 잠식돼 가는지를 보여준다. 이 흥미로운 작업을 통해 감독은 우리에게 보이는 것, 실재라고 믿어지는 것들에 대해 방점을 찍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에서 무엇이 진실인지 탐구하려 한다. 그 사유의 끝으로 미군이 말한 세 가지 작전명에 대한 자기 자신만의 해석을 남긴다.
연출의도
‘포켓몬고’라는 증강현실게임을 하다가 미군들이 등록해 둔 기지 영내 모뉴먼트를 발견했다. 이곳은 한국 지도에 표기되지 않는 영역이다. 군사 지역은 기밀이므로 민간인이 사용하는 지도에서는 녹지 처리를 해야 한다. 그러나 포켓몬 세계에 등록된 모뉴먼트를 통해 어느 위치에 무엇이 있는지 유추할 수 있게 되었다면 기지는 보이는 것일까, 보이지 않는 것일까? 동네를 둘러싼 내밀한 이미지를 발견하는 것을 서두로, 한 장소의 작동 원리를 해석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