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안, 영화는 아무 것도 쓰지 못하는 연필로 구멍을 뚫고 바깥 세상을 바라 본다.
상자 밖을 나와 무언가를 찾는 영화. 폐허가 된 세상에서 쓰레기처럼 널브러진 시체들과 시체를 뜯어먹는 자신의 얼굴을 마주한다.
자신으로부터 도망쳐 어느 문 앞에 당도한 영화는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으려 계단을 오른다.
연출의도
‘영화’의 본질이 사라져 가는 세상에서 영화는 자신이 죽어감을 느끼고 원래의 ‘나’인 ‘영화’는 무엇이었는지를 찾아나선다. 하지만 본질은 찾을 수 없고, 진짜 자신을 마주하는 순간 이미 내 안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