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서울 생활에 지친 한솔은 현순(엄마)이 허리 수술을 했다는 거짓말을 핑계 삼아 고향 제주로 돌아 온다. 제주에 도착한 후 모든 연락망을 끊고 비행기 모드에 들어간 한솔은 감자밭을 일구다 거짓말처 럼 본인이 허리를 다치게 된다. 간다는 인사 없이 돌아온 제주는 나를 반겨주지 않는 것 같고 이런 속마음 들킬까 현순 몰래 방에 쪼그려 앉아 마주한 거울에 등을 보이는 한솔. 돌아본 한솔의 뒷모습에 쭈굴쭈굴해진 파스가 보인다.
연출의도
‘삼 대에 걸쳐 제주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강인한 세 여성들의 유대와 당신을 품은 바다를 잊은 누군가에게 전하는 위로와 용기’
잠겨 있는 시간들 속에서도 희미한 빛을 잃지 않고 어느샌가 또 자신만의 중심을 찾아 떠 나는 한국형 ‘변두리 청춘물’을 만들고 싶었다. 여느 성장영화가 그렇듯 누구에게나 불완전 한 내외적 상실은 찾아온다. 감수광의 주인공인 한솔은 배우 지망생으로 특히나 더 보여지 는 대상인 객체로서 남들보다 뛰어난 ‘재주’를 갈망하는 어려움을 겪는다. 그 상실 속에서 제주를 떠나야만 재주를 찾는 한솔이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 찾은 깨달음 의 역설적인 유희가 삶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극에서 태어난 희극같은 영화를 가능케 한 이유는 힘들고 고된 시간을 견딘 한솔이 그를 닮은 얼굴들을 바라봄으로서 시선의 이동이 마음의 이동을 가져와 지속 가능한 용기가 되어주었음을. 감수광에서는 설득을 위해 영화적 약속으로 기획된 관계가 아닌 주인공 한솔의 실제 엄마 와 할머니인 현순과 경생의 시선을 통해 그 무엇으로도 흉내낼 수 없는 제주를 품은 몸에 담긴 역사로 진실된 위로를 담았다. 계속해서 넘어져도 또 어딘가를 향해 가는 빛나는 사람들의, 빛나기 위한 모든 감수를 응 원하는 메시지로 감수광(光)이라는 제목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