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같은 이야기는 아무도 안 봐. 기.승.전.결이 있어야지.”
운 좋게 초단편 소설을 기고할 기회를 얻은 현은 자신의 오랜 꿈이 담긴 시 수첩을 집어 던져버린다. 현의 소설이 시 같아서 재미없다는 편집장의 지속적인 피드백 때문이다.
“누구나 가슴 속에 묵직한 돌을 품고 산데.”
자신의 오랜 꿈, 사회복지사가 된 선우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점점 차가워지는 자신을 발견하며 자꾸만 커져가는 응어리를 해소하지 못하고 우울증을 앓는다.
한 때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며 희망을 공유했던 현과 선우는 같은 집에 살지만 이제 더이상 대화하지 않는다. 서로에게 속삭였던 이상적인 미래와 현재의 괴리가 자꾸만 그들을 멀어지게 한다.
연출의도
죽고 싶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내가 왜 그만둬야 하지? 내가 떨쳐내야 하는 것은 삶 자체가 아니라, 내 안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는 온갖 악감정이 뒤섞인 어떤 ‘응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청년들이 삶의 문턱을 넘어설 용기를 얻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한다.
그들이 스스로를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슴 속의 무거운 돌을, 그 응어리를 던져버리면 좋겠다.
이 영화가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