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 10개월 된 아기 하람이와 하람의 엄마는 잠을 자고 있다. 퇴근한 아빠는 안에서 잠긴 샷시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리며 엄마를 부른다.
그 소리에 잠에서 깬 엄마는 샷시문을 열고 아빠와 수고인사를 나눈다.
아빠는 옷방으로 엄마는 도시락 가방을 받아들고 주방으로 간다. 옷방에 세워진 모기장 박스를 발견한 아빠의 소리에 엄마는 정리하던 것을 멈추고 아들이 자는 방으로 들어간다. 볼품없는 모기장을 아기침대 테두리에 덮어주는 엄마. 부엌에서 들려오는 커터 칼 소리.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아빠는 모기장 박스를 개봉하고 있다. 엄마는 아들이 깰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모기장이 설치된다는 것에 대한 기대가 조금 더 크다. 부부는 한 마음으로 거실에 모기장을 설치한다. 우여곡절 끝에 설치된 모기장.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 엄마는 어떻게든 해결 방법을 찾아 설치하고 싶고 그런 엄마가 답답한 아빠는 잘못 주문한 엄마에게 한 소리 한다. 투덜거리며 모기장을 다시 박스에 넣는 아빠. 어색한 공기가 흐르는 부엌과 거실. 부엌에 있는 아빠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사과하는 엄마. 아빠는 그런 엄마를 뒤로하고 씻으러 들어간다. 엄마는 헤어드라이기 소리가 잔잔하게 들리는 어두운 방안에 누워서 핸드폰을 보다가 아빠의 드라이기 소리가 꺼지자 등을 돌리고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다음날. 작게 들리는 새소리에 눈을 뜨는 엄마. 옆자리에서 자고 있어야 할 아빠가 마당에 모기장을 설치하고 있다. 엄마에게 나오라고 손짓하는 아빠. 엄마와 아빠는 짧은 입맞춤 후 모기장 안으로 들어가 큰 모기 작은 모기 흉내를 내다가 눈을 맞춘다. 이어서 입을 맞춘다. 쪽 소리에 아빠의 진행으로 인터뷰 형식의 대화가 진행된다. 오해가 있었던 첫 데이트 이야기로 시작해서 아이를 낳고 함께 살고 있는 지금까지의 일들을 회상하며 서로의 마음을 전달한다. 마지막으로 아빠가 사랑으로 셋째까지 힘내보자며 파이팅을 외친다. 그 소리에 잠에서 깨는 엄마와 아들. 꿈이었다. 잠에서 깬 아들은 모기장 안에 서서 엄마를 바라본다. 모자는 아침 인사를 나눈다. 아빠의 출근을 배웅하는 엄마는 아들을 안고 샷시 안에 서있다.
엄마는 전날의 서운함이 남아있는 상태로 아빠에게 도시락 가방을 건네고, 그런 엄마를 풀어주려는 아빠는 퇴근 후 모기장 설치를 약속하고 집을 나선다. 옅은 미소를 보이는 엄마. 아빠가 대문을 향해 돌아서자마자 인터폰으로 뛰어가 화면을 급하게 누르며 아빠를 부르는 엄마. 아빠에게 고마움을 한 번 더 표현한다. 침울했던 아침 공기가 환기된다. 기분이 좋아진 엄마와 아들을 부둥켜 안은 채 온몸으로 감정을 표현하며 주고받는다. 그것도 잠시 어젯밤 모기장 설치로 피곤한 엄마는 지친 모습이다. 겨우 아들을 재운 엄마는 아들이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일어나 모기장을 덮어주고 가득 쌓인 설거지를 마무리한다. 잠시 후 웃음소리 가득한 점심시간을 보내는 아들과 엄마.
늦은 오후 샷시 안. 아들을 무릎에 앉혀놓고 동화책을 읽어주는 엄마. 아빠는 엄마 소리를 따라 하며 마당에서 모기장 설치 중이다. 아빠의 완성 신호에 엄마는 어린아이처럼 신난 모습으로 아들을 안고 샷시 문을 열고 나온다. 세 가족은 모기장 안으로 들어가 모기장 밖으로 보이는 나무와 꽃, 그리고 새를 보며 행복해 한다.
몇일 뒤 엄마는 서재 소파에 앉아 아들을 케어하며 통화하고 있다. 최근 공연을 시작한 동생에게 안부를 묻고 공연을 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표현한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동생의 근황토크가 길어지면서 엄마는 말수가 줄어든다.
며칠 뒤 거실.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분주하게 화장을 하는 엄마와 그 옆에서 혼자 놀고 있는 아들. 그런 엄마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아빠. 잠시 후 마당에 설치된 모기장 텐트 안에서 기타를 든 엄마는 가사를 중얼거리며 앉아있다. 같은 가사를 반복하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감정을 추스르고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엄마. 아빠와 아들 마당으로 나오는 소리 들린다. 엄마는 두 사람을 사랑스럽게 바라본다. 엄마의 기타 선율에 맞춰 모기장과 모기장 밖에 있는 꽃들이 살랑거린다.
연출의도
아내의(of the wife), 아내에 의한(by the wife), 아내를 위한 (for the wife) 영화입니다.
가정을 위해 안에 있는 아내. 고맙고 감사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