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허름한 독서실. 영서가 마스크를 쓴 채 휴대전화 카메라 앞에 앉아 있다. 조용한 독서실 안에서 인터넷 방송을 켜놓고, 화면 건너 사람들과 손 글씨로 대화한다. 시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왔다는 독서실 주인의 핀잔에도 시치미를 뗀다. 학교를 자퇴하고 무용 조기 유학을 준비하는 영서에게 인터넷 방송은 유일한 낙이다. 넓은 무용 학원 연습실 안에서도, 좁디좁은 독서실 방 안에서도 영서는 안전하지 않다. 보호라는 핑계 뒤에는 통제가, 자유라는 거짓말 뒤에는 어른들의 무책임함이 있다. 영서는 미래가 불안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숨기고 가만히 고개를 숙이기만 하는 아이는 아니다. 책임지지 않는 어른들 앞에서 영서는 춤을 춘다. 영서가 추고 싶은 춤을 춘다. 여전히 허름하고 좁은 독서실을 터벅터벅 걸어 나간다. 언젠가는 굳게 닫힌 방문을 열고 나가야 할 순간이 올 것이다. 영화에서 딱 필요한 만큼만의 시선이 닿아올 때 잠시금 주변을 살펴볼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