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시장에서 재단사 보조로 취직한 태일이는
정식 재단사가 되어 가족의 생계도 꾸리고 동생들 공부도 시키는 것이 꿈이다.
그러나 열심히 일해 재단사가 된 태일이의 눈에 띈 것은
죽도록 일하고 커피 한 잔 값도 받지 못한 채 피를 토하는 어린 여공들의 얼굴이다.
동료를 위하는 따뜻한 마음 만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고,
`근로기준법`이 있어도 지켜지지 않는 현실 앞에서
스물두 살 청년 태일이는 스스로 희망의 불꽃이 되기를 결심한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Review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학창 시절 배웠는지 아닌지 잘 기억나지 않는 문장을 외치며 누군가 자기 몸에 불을 질렀었다. 이미 그의 이야기를 교과서 속 몇 줄로 만난 적 있을 것이다. <태일이>는 그의 생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영화다. 다른 영화들에서 다루지 않은 전태일 열사의 연심, 개인사 등을 면면이 살펴볼 수 있다. 타인의 죽음을 연민하는 것은 안타깝게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잊지 않겠다는 구호는 어쩔 수 없이 타자의 위치에서 잊힐 가능성을 내포한 채 발화된다. 영화는 관객을 그의 입장에 데려다 놓는다. 태일이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으나 닿을 수 없고, 여공들에게 주먹밥을 가져다줄 순 있으나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힘없는 청년이 마지막 수단으로 택한 것이 바로 스스로 불꽃이 되는 일이었다. <태일이>에서 자신을 봤다면, 이미 당신 마음속으로 불씨는 옮겨 갔다. 언젠가 타오를 순간을 기다리며 그곳에 있다.
*관객기자단[인디즈]_김진하
연출의도
한국 노동운동의 가장 상징적 인물,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큰 충격과 교훈을 준 사람
가장 인간적이었으며 가장 비범했던 사람
헌신적인 어머니의 아들이자 친구, 그리고 세상을 바꾼 평화시장의 바보, 전태일
‘전태일’의 삶을 다룬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는 무거운 시대의 역사와 인물을 단순히 열거하는 것이 아닌, ‘열사’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우리 곁의 20대 청년 ‘태일이’의 인간적인 모습을 그리며 전 세대의 공감과 뜨거운 감동을 이끌어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