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는 ‘작은새’ 김춘나와 시를 쓰는 ‘돼지씨’ 김종석,
삶을 위로하는 일상 속의 예술이 펼쳐진다.
소녀 감성의 작은새와 흥도 많고 호탕하지만 눈물 많은 돼지씨는
연애 시절 시처럼 감미로운 손편지로 사랑을 속삭였다.
이들은 어느덧 황혼의 부부가 되어 글과 그림에 담아낸다.
Review 그리고 새로운 봄
작은새와 돼지씨가 결혼을 한다. 감독 김새봄의 탄생 설화다. 엄마 작은새와 아빠 돼지씨 사이에 태어난 새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들은 아직도 푸릇한 봄이다. 그들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은 그렇기에 특별하다.
연애 시절부터 모아둔 편지는 화면에서 빛을 발한다. 편지를 동력으로 작은새와 돼지씨는 예술을 이어나가고 있다. 카메라는 그림을 그리는 엄마와 시를 쓰는 경비원 아빠를 묵묵히 보여줄 뿐이다. 부부가 주고 받는 대화들은 익숙하기까지 하다. 세월이 흘러도 믿어 의심치 않아도 되는 사이가 있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작은새의 그림과 돼지씨의 시로 그 기분을 감히 미루어 짐작해본다.
딸 김새봄은 아주 오래 전 편지부터 답신을 하나씩 담는다. 시와 그림에 이어서 영화라는 예술로 한 가족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중이다. 영화는 김춘나와 김종석의 목소리로 기나긴 여정을 요약한다. 작은새에 반하여, 편지에 반하여,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는 아주 자이언트 돼지씨, 김종석입니다. 감사합니다.
*관객기자단[인디즈]_이현지
연출의도
나의 엄마이자 작은새인 김춘나는 남편 김종석과 슈퍼마켓을 운영하다 그만두고 현재 시민도서관에서 하는 많은 강좌를 듣고 있다.
어릴 적부터 그림과 글씨에 소질이 있었고, 꼼꼼한 성격에 소녀 같은 면이 있으며, 20년 전 서예를 시작으로 현재는 수채화, 현대예술에 매진 중이다.
나의 아빠이자 돼지씨 김종석은 오랫동안 운영해온 슈퍼마켓을 그만둔 후 부산 초읍에 있는 아파트에서 경비원을 하고 있다.
김종석은 사람들 앞에서 나서서 춤추고 노래하고 흥을 돋우는 것을 즐기고 목소리는 크고 호탕하지만, 눈물도 많고 감성적인 성격에 틈틈이 시를 써왔다.
이 영화는 그림을 그리는 ‘작은새’ 김춘나와 시를 쓰는 ‘돼지씨' 김종석의 연애편지로 시작되어 영화를 만드는 딸, 김새봄이 이들에게 보내는 애틋하고 특별한 답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