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A는 자신의 신장 한쪽이 사라진 채 낯선 욕조 안에서 깨어난다. 신장을 되찾기 위해 일련의 과정을 거치던 중, 이것은 어느 작가가 쓴 미완성의 이야기 일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모든 사건과 자신이 작가가 쓰고 있는 이야기 속의 일부라는 것이다.
작가는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 속에 들어가 등장인물 A를 만나서, 이야기의 결말을 맺지 않은 채 A에게 현재의 상황을 알려준다.
한편 이 미완성의 이야기는 현재 영화로 촬영 중이며 등장인물 A의 배역을 맡은 배우는 연기를 통해 등장인물 A와 대면한다. 그리고 영화의 감독은 등장인물 A를 필름 위에 담아 놓은 채 편집을 통해 그를 통제하려 한다.
등장인물 A는 자신이 작가와 배우, 그리고 영화감독에 의해서만 존재하는 불완전한 자아를 깨닫게 되며
미완성된 이야기를 스스로 완결함으로써 자신의 본질적 자아를 찾으려 한다.
연출의도
단절된 듯 한 현실과 영화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등장인물에게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우리가 영화를 보는 동안 그 영화를 사실로 인지하는 것처럼, 그 속의 등장인물의 존재 또한 우리는 사실로 받아들인다.
이제 등장인물은 작가의 피조물을 넘어서, 그가 빚은 유기체이며 이야기 속에서는 자율성을 갖는다. 등장인물의 절실함은 우리가 현실에서 느끼는 것과 같다.
등장인물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이야기에 쓰여 있을 것인가? 아니면 당신의 이야기를 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