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욱은 하나원에서 사회적응 교육을 마치고 이제 막 대한민국 사회에 나온 탈북자이다.
서울에 있는 임대 아파트에 입주한 첫날 저녁, 진욱은 이불을 사러 나섰다가 대형 마트 매장에서 자본주의 풍요를 접하고 반쯤 얼이 빠져 나온다. 그날 밤 진욱은 입주한 아파트를 찾지 못해 저녁 내내 헤매다가 또 다른 탈북자인 혜정이 운전하는 택시에 올라탄다. 서울 지리도 잘 모르는 혜정과 진욱은 아파트를 찾아다니느라 밤새 둘이 서울의 밤거리를 쏘다니지만 결국 아파트를 찾지 못한다. 진욱은 혜정과 헤어지고 나서 날이 밝은 다음에야 가까스로 아파트를 찾는다.
며칠 뒤 진욱은 탈북자 동기들을 만나기 위해 부산으로 향하다가 길에서 베트남 출신의 불법체류 노동자 팅윤을 만난다. 진욱은 말도 통하지 않는 팅윤을 전라북도 부안까지 데려다 주게 된다. 팅윤은 베트남에서 부안 시골마을로 시집 간 여자친구를 찾으러 가고 있었다.
연출의도
탈북자와 탈북자, 탈북자와 외국인 노동자가 처음 만난 서로에게 동병상련을 느끼면서 적응되지 않을 것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그렸다.
이들의 모습은 과거의 우리의 모습이기도 했고 현재의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때론 영화 속 인물들이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기쁨과 슬픔이라는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서로에 대한 동정심과 이해심의 발로를 일으킨다.
우리는 보두 본질적으로 같은 감정을 가진 인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