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되면 자주 배가 고팠다. 그럴 때면 지난 여름, 아빠가 주말 농장에서 기른 옥수수를 냉동실에서 꺼내 먹는다.
2분 30초, 묵은 옥수수가 전자레인지 안에서 돌아가는 동안 주니는 생각한다.
아빠는 왜 갑자기 화가 났을까?
연출의도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이 인과적으로 명료하기를 바라지만, 무 자르듯 딱 떨어지는 이유들만으로 삶이 흘러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안다.
내가 당신을, 당신이 나를 온전히 이해하게 되는 일 역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 때의 “왜?”는 이제 없다.
기억력이 안 좋은 사람이 오래전 일을 더듬더듬 떠올려내는 것처럼 몇 가지 풍경만이 있을 뿐이다.
영화제 상영 및 수상작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2019)
감독작품경력
<과거에서 온 옥수수>(2019)
<아무도 겨레에 대해 너무 많이 알 수는 없다>(2014)
<그 곳에 살고 있다>(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