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데이'는 대학가와 노동 집회장에서 과격한 가사의 락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다. 80년대 민중가요의 저항성을 계승하는 동시에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락 음악을 시도하는 것이다. 과연 락 음악은 90년대적 저항의 감수성을 대변할 수 있을까? <전선은 있다>는 이들을 따라 전국을 순회하면서 전선을 발견해간다.
연출의도
<전선은 있다>는 한국에서 락음과 저항운동, 락음악과 노동자 대중이 만나는 하나의 사례에 대한영상 리포트이다. 외국의 경우, 노동자 대중 혹은 그 시대의 저항운동과 깊이 연관된 몇몇 유형의 락음악과 락뮤지션들이 있었다. 90년대 들어 한국에서 락이 새롭게 조명된 배경에 '락은 저항의 음악'이라는 담론이 존재했다. 그리고, 80년대 저항문화 혹은 민중문화운동의 새로운 출구 혹은 대안의 하나로서 락음악이 시도되기도 했다. <전선은 있다>는 이러한 시대적, 문화적, 배경 속에서 등장한 '메이데이'라는 락밴드와 노동자들이 스스로 만든 '지철밴드'라는 락밴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좋은 소재이고 필요한 작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프리 프로덕션 기간을 갖지 못하고 상황을 장악하면서 촬영과 인터뷰를 진행해 나가지 못한 관계로 작품의 밀도가 떨어지게 되었다. 저항의 락 그 이면에 존재하는 뮤지션과 관객들, 대중들의 내밀한 고민을 더 치열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무척 크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