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스산한 어둡고 비정한 도시의 뒷골목에 외로운 떠돌이 소녀는 버려진 것들에 대한 연민을 느끼고 그 안에서 스스로를 위로한다. 음식을 구걸하기 위해 섹스를 교환하는 동안, 소녀는 사랑을 나누는 한 커플과 그들이 떨어뜨린 연애편지를 줍는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따뜻한 감정들로 빼곡한 편지... 소녀는 바람개비를 접어 불어보자, 어디선가 바람이 다가와 그녀를 쓰다듬고, 그녀가 거리에서 주워 모은 버려진 잡동사니들에 잃어버린 기억과 생기를 불어넣는다. 바람은 함께 춤을 추며 그녀를 어디론가 데려간다.
연출의도
우리는 언제나 버리며 살아가고 있다. 꿈, 사랑 그리고 추억조차도. 오래되고 낡았기 때문에 혹은 이제는 더 이상 흥미롭지 않기 때문에... 우린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 선택을 만들고, 그 뒤로 어쩔 수 없이 선택되지 못하는 것들을 남기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때때로 나는 내가 선택하지 못했던 것들과 그래서 버려진 감정들에게 미안하다. 이 짧은 이야기는 그들에 대한 나의 깊은 사과이다. 그들이 내가 모르는 뒤에서 아름다운 춤을 추고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