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휴가를 나왔다가 복귀하지 않는 남자와 그의 이복누이이자 연인인 여자, 그리고 그를 잡으려는 헌병의 이야기. 세 사람은 후미진 골목의 여관방에서 절망스러운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된다.
'휴가'는 하룻밤동안 두 남자와 한 여자 사이에서 드러나는 지루한 긴장과 불안한 심리를 따라간다.
연출의도
사람들은 여러 가지 수단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때로 서로간의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생각지 못했던 결론으로 치닫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서로를 알기 위한 어떠한 시도조차 못해보고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한 상황을 맞게된다. ‘휴가’에서는 그런 경우에 처한 두 남자와 한 여자를 관찰한다.
군대문제를 소재로 했지만 심리묘사에 치중했다. 등장인물들을 통해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휴가'는 소리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우리는 오랜 시간에 걸쳐 직접 녹음을 했다. 시종 배음으로 들리는 AFKN 은 미국 군대가 한국에서 가지는 의미를 은연중 강조하며 긴장감의 강약을 조절한다. 주인공들의 미묘한 관계를 고려해 대사보다는 침묵 속에서 집중할 수 있는 현장 음에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