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컹거리는 기차. 고민거리를 안고 고향집에 귀향한 지영. 뽀얀 먼지와 햇살이 가득한 비밀스러운 방에서 푸르던 여고시절의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같은 사람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다른 기억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둘. 결국 다툼이 일어나게 된다.
연출의도
여름 날씨가 얄궂다. 비가 내렸다, 해가 떴다 하는 풍경이 싫어졌다. 나만 정체되어 있는 기분이었다. 내가 과거의 나를 만난다면 부끄럽지 않을까? 라고 이 영화는 시작 되었다. 스스로 물었다. 그 때 슬퍼졌다. 오히려 부끄럽지도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떠한 과거도 지금의 나를 바꾸어 놓지는 못한다. 문득 과거가 떠오를 때 , 그때가 좋았었지라고 웃음 지을 여유조차 남아 있지 않다. 이 영화는 그렇게 과거가 나를 스쳐갈 때를 생각하며 만들었다. 우리는 왜 이 곳에 이렇게 멈추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