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과 굶주림, 두려움, 공포, 절망 속에서 버러지들처럼 살아가고 있는 수감자들 앞에 숙녀가 등장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숙녀가 실제로 있다고 믿기 시작한 수감자들은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자유에 대한 신념을 되살려내기 위해 참혹한 현실에 저항한다. 숙녀를 내쫓으려는 장교로부터 숙녀를 지켜내려는 수감자들은 공화국을 짓밟아버릴 엄청난 수백 마리의 코끼리 떼를 떠올리며 자유를 찾아 목숨 건 탈출을 감행한다.
연출의도
이 영화는 유물론적 현실에 맞선 허구와 신념의 싸움이 사회 표면적으로 그리고 인간 내적으로 가장 치열하게 대결을 펼치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작품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믿음과 신념이 눈앞에 펼쳐진 참혹한 현실을 온몸으로 견디며 굴하지 않는 숭고한 저력을 품게 할 뿐만 아니라, 그 현실을 지배하고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실존적 힘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