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몸을 끌고 놀이공원을 찾은 여성은 어두운 터널을 지나 추억을 회상한다. 모두 즐거운 장소에서 혼자 방황하던 어릴 적의 그녀를 따뜻하게 위로해주던 피에로, 시간이 흘러 바뀌어버린 공원에서도 여전히 추억을 좇는 여성의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하지만 변해버린 피에로는 여성을 알아보지도, 기억하지도 못한다. 좌절한 여성은 그저 터널 속으로 다시 걸어 들어간다.
연출의도
‘백일몽’이 가진 뜻 그대로, 작품은 철저한 한사람의 망상으로 만들어진 시점이 현실을 지배한다. 몽환적이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패턴들로 주인공의 자기본위적 심경을 드러내 보았다. 주인공과 감정을 따라가다 부딪치는 좌절은 반전이지만 논리적으론 당연한 결말이기에, 이야기를 끝맺지 않고 애초 작품에 있지 않는 ‘터널 밖의 현실’을 보는 각자의 환상으로 시선을 돌리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