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의 라이트가 비추고 있는 곳에서 구덩이를 파고 있던 기수는 아기를 안고 있는 민정에게 공구상자를 꺼내오라고 한다. 잠시 후, 트렁크 앞에 멍하니 서 있는 민정을 보며 뭔가 잘못된 듯 다급히 차로 달려가 트렁크 안을 보자 그 안에 있어야 할 시체가 보이지 않는다. 기수는 남자를 찾기 위해 산을 뛰어 내려가지만 그 사이 민정은 기수가 내려갔던 반대방향으로 뛰어 내려간다. 한참 후, 민정은 절뚝이며 내려가는 남자를 발견하고 다가가지만 남자는 거부하며 소리 지른다. 민정은 자신도 택시 승객이었다고 같이 도망가자는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연출의도
누군가를 바라보며 규정한 시선은 단편적인 사건 혹은 행동을 통해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러다임, 흑백논리가 당연시 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상대방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이 객관적이며 옳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로 인해 우리는 다른 사람을 판단할 때, 종종 실수를 하곤 한다. 하지만, 그 실수가 작은 문제로만 끝나지 않고 상대방을 커다란 곤경에 빠져버리게 한다면? 그리고 그 곤경으로 인해 상대방이 돌이킬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면 우리는 그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