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날, 나른한 버스. 작고 가냘픈 몸에 비해 조금 커 보이는 교복을 입은 민수는 키 크고 넓은 어깨의 좀 껄렁해 보이는 남학생 석이를 만난다. 민수, 야구 모자의 챙 아래로 보일락 말락 하는 날카로운 눈빛의 무섭게 보이는 녀석에게 자꾸 눈길이 간다. 흔들리는 민수의 눈, 두근거리는 가슴. 민수는 석이와 잘 될 수 있을까?
연출의도
청년필름이라는 영화사를 만들고 나서 10년 동안 10편의 장편영화를 제작하면서도 영화 연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연출은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007년 가을, 갑자기 영화를 연출하고 싶다는 생각에 잠을 못 이루는 날을 맞았다. 연출이 너무 하고 싶은 들뜬 마음에 밤을 꼬박 새우게 되었다.
그 날 이후 어떤 영화를 만들까 궁리하면서 제작과는 다른 연출이라는 영역의 재미에 빠지게 되었고 결국 난 내가 소년이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짧은 영화로 만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