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형사는 3년 전 유괴 살해된 조카에 대한 죄책감으로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용의자에게 집착한다. 증거를 찾기 위해 용의자 집에 불법으로 도청기를 설치하고 듣게 되는 이야기에 도 형사는 점점 빠져든다. 도청 속 인물들의 또 다른 음모가 드러난다. 그 음모의 와중에 유일한 증거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이성을 잃은 도 형사는 용의자의 집에 뛰어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집안에는 아무도 없다. 점차 현실을 인식하는 도 형사의 귀에 들리는 또렷한 티브이 드라마 소리. 허무해진 도 형사는 허탈하게 집에서 나온다.
연출의도
날로 심각해지는 아동 유괴 성폭력의 소재를 가지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집착과 관음, 드라마 폐인, 경찰들의 막무가내 수사 방식 등을 극단적으로 끌어들여 심각성과 문제점을 무거운 방식이 아닌 가볍게 풀어내 본 작품이다. 하지만 누구의 잘못도 아닌 피해자만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