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마스크와 모자로 중무장을 한 행자는 길 한가운데 나가 서 있다. 삶의 무게와는 달리 한없이 가벼운 뻥튀기를 어깨에 이고, 지나가는 차들을 향해 연신 손가락 하나를 흔들어 보이면서 카트에 끈을 달아 묶어 둔 재원이를 확인한다. 호두과자 트럭이 등장하고, 뻥튀기를 흔들며 정신없이 차들 사이로 뛰어다니던 행자는 자지러지게 울어대는 재원을 달래보다가 조급한 마음에 카트 안에 넣는다. 잔돈 때문에 한참 실랑이가 벌어지던 때, 내리막을 따라 카트가 빠르게 굴러가기 시작한다.
연출의도
바스러지기 쉬운 뻥튀기에 생존을 의지하고 있는 길 위의 모자를 통해 빈곤여성에 대한 무관심을 조금이나마 환기시킬 수 있는 아픈 시선을 담고자 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