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는 겨울의 오후.
70대 중반의 노인이 창문을 통해 바깥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한참동안을 바라보다 담요위에 한복을 곱게 입고 잠들어 있는 부인을 바라본다.
손가락 마디마디 주름을 만지다가 부인의 손을 꼭 잡는다.
연출의도
많은 사람들이 머리로 살고 있다. 머리로 숨을 쉬고 머리로 밥을 먹고 걷는다. 잊혀 지기도 전에 잊혀 질 것과 맞닿아야 하는 그러한 속도의 허무. 세상의 속도와 견주어질 때 우리는 늘 초라해진다. 어지간히 따라붙다 적당히 안심하는 것으로 그 초라함과 타협했고 난 꽤 많은 공복감에 시달렸다. 백야는 진정 가슴으로 얘기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