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개의 바둑알을 삼키고 죽어버린 친구의 부음을 듣고, 30년 만에 다시 바둑을 시작하게 된 과거의 기사 백흥수. 그리고 지금 현재 세계를 제패하고 있는 천재 소년기사 윤창호. 죽은 친구를 위해, 그리고 자신이 스스로 키워야 했던 친구의 딸 백지은을 위해 다시 바둑을 시작하는 백흥수와, 바둑은 입신(入神)의 경지이지만, 버스 안에서 만난 여자에게 말을 걸어보려다 실패하는, 아직은 어린 사춘기 소년 윤창호와의 바둑 최강전 예선 첫 대결.
연출의도
나는 바둑을 잘 알지 못한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바둑을 두면서 살아가는 바둑 기사들의 세계, 그리고 소리 없이 격렬한 전투를 치르는 하나의 대국 풍경을 알게 되었고, 곧 그곳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말 그대로 '바둑 영화 '는 아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바둑을 두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인 것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꼬마와 할아버지는 바둑기사로서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나는 그것이 바둑기사들이 갖는 일종의 '숙명'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