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실업자 아버지 밑에서 자라난 16세 소년 형준은 5만원을 가져오라는 아이들의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 어느 날 그는 담임이 동태를 관찰하기 위해 설치해 둔 낡은 8미리 캠코더를 교실에서 발견한다. 캠코더를 가져간 형준은 아버지가 돈을 주지 않자 돈을 숨겨놓는 곳을 알아내기 위해 캠코더를 방에 설치해두었다. 그러나 무일푼인 아버지에게 돈이 있을 리 없다. 오히려 철거를 앞두고 아버지는 돈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형준은 장학금을 쓰게 해달라고 담임을 찾아온 터무니없는 아버지의 행동에 화가나 분노하지만 8미리 캠코더를 통해 아버지의 아픔을 보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 형준은 소년에서 어른이 된다.
연출의도
학교는 표준화된 인간을 원하며 끊임없이 경쟁을 강요한다. 그곳에서 탈락된 아이들은 불량품이 된다. 그 대표적인 존재가 왕따다. 공존을 원하지 않는 사회의 부산물이다. 이유야 어쨌든 난 시스템에서 소외된 아이들이 다시 꿈을 찾았으면 했다. 학교는 절대로 낙오자를 도와주지 않는다. 심지어 담임이 관심을 갖고 설치한 8미리 캠코더마저 냉정한 시선으로 그를 지켜볼 뿐이다. 결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이제 사춘기를 겨우 지난 소년이지만 그는 스스로 그걸 견뎌야한다. 난 설사 현실이 그렇더라도 비극적인 결말을 맺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아날로그 인생들이지만 난 그들이 영화 속에서나마 잠시 일상을 잊고 행복해지길 원했다.